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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의 이면, 디지털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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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jung 19-03-05 17:11 조회 3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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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가득한 음식점. 한 노인이 주문을 위해 무인주문기 앞을 서성이고 있다. 하지만 작은 글씨와 촉박한 시간제한으로 마음처럼 쉽게 주문이 되지 않는다.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빨리 주문을 끝내지 못하는 앞사람을 향해 짜증이 섞인 한숨만 내뱉고, 결국 그는 눈치를 보다 조용히 가게를 나간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벽

  오늘도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시외.고속버스 예매를 하며,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보낸다. 이처럼 현대인은 발전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소외는 존재한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디지털 디바이드(이하 디지털 소외)’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디지털 소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전남대 사회학과 박해광 교수는 “디지털 소외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사회 질서에서 배제되는 것”과 “그로 인한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박탈감”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 포용본부 디지털 격차 해소팀 박종선 팀장은 디지털 격차 발생 원인에 대해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에 따라 개인 간, 지역 간, 그리고 세대 간 정보 접근 및 활용 능력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해광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정보 격차로 인해 소외된 개인이나 집단으로 ▲60대 이상의 노년층 ▲장애인 ▲농어민 ▲저소득층 등이 대표적 예이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문화로 인해 소외된 개인이나 집단으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또는 특정한 무엇에 중독된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지난해 2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7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디지털정보화활용 수준(일반 국민 평균수준 100%)은 20대가 128.3%인데 비해 60대는 66.7%, 70대 이상은 25.1%로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연령별 디지털정보화역량 수준(일반 국민 평균수준 100%)은 ▲19세 이하 126.3% ▲20대 145.0% ▲30대 136.3% ▲40대 114.7% ▲50대 80.0% ▲60대 34.3% ▲70대 이상 8.5%로 20대 이후부터 고령층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는 “노년층은 디지털 소외로 인해 정보에서 멀어지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또한 그에 그치지 않고 세상이 젊은 세대 위주로 흘러간다고 느껴 세대 간의 이해 부족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불평등, 편익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지난 2015년 11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급속한 정보화 발달에 따른 정보격차 실태와 해소방안 논의 및 토론’을 목적으로 ‘제35회 KISTEP 수요포럼(이하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내용에 따르면 정보 불평등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삶의 질과 직결된 기본권 문제와 관련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해광 교수는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정보 이용능력 및 활용에서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낮은 비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나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간적.금전적 추가 비용을 지급하거나 기회에서 배제되는 것이 디지털 소외”라며 “표 예매 등 인터넷 서비스 사용에서의 소외가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소외의 예를 자세히 알아보면, 먼저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 차이를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7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 5,856만 5,000건 중 60대 이상 노년층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5.5%에 그쳤다. 반면 청장년층인 20대.30대 비율은 각각 74%, 71.8%로 열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노년층의 소외는 모바일뱅킹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6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일 평균 1억 853만 건 중 노년층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60대 19.9%, 70세 이상 6.4%에 그쳤다. 반면 20.30대는 86.6%, 91.4%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는 편의성 차이에만 그치지 않고 금전적 손실까지 유발한다. 타 은행으로 계좌이체를 할 경우 인터넷.모바일뱅킹의 수수료는 500원이지만, 은행 창구 이용 시 3,000~4,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또한 요즘은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같은 수수료 면제 사이버 은행도 등장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소외계층과 비소외계층이 부담하는 수수료의 간극이 커짐을 의미한다. 예금.적금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자산규모 기준 상위 7개의 저축은행 1년 복리 정기예금의 경우, 비대면 채널 개설의 금리가 대면 채널 개설보다 최소 0.1%에서 최대 0.15%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열차 탑승 시에도 디지털 소외계층은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해 10월 코레일의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오프라인 기차표를 따로 구분해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좌석의 상당수가 온라인 예매를 통해 조기 매진될 수 있다. 모바일 결제(애플리케이션, 인터넷)를 통한 기차표 예매자는 원하는 좌석 확보가 쉽지만, 현장 구매를 하는 사람, 즉 디지털 소외계층은 좌석 선택이 힘들 뿐 아니라 원하는 시간대의 열차에 탑승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박종선 팀장은 “현재 발생하는 정보격차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과거에는 정보 접근과 활용에 대한 불평등이 문제였다면, 현재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기술이 우리 주변 모든 사물과 생활에 적용되기 때문에 활용능력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하지 못하면 경제, 사회 및 문화적 혜택에서 배제되는 불평등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런 불평등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쌓여가면, 향후 디지털 소외 문제는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일상 속 디지털 소외에 관한 시민들의 소리

박정은(대구광역시 서구·47) 씨는 “은행 영업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급히 송금할 일이 생기면 ATM 기기를 찾는다”며 “그럴 때마다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선뜻 시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채연(서울특별시 양천구·20) 씨는 “적금을 들기 위해 여러 정보를 찾다가 지난달 22일까지 판매하는 적금으로 인터넷뱅킹,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통해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을 발견했다”며 “디지털 소외계층은 비소외계층보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으니 그들은 불평등으로 느낄 것 같다”고 전했다. 이관우(청주시 청원구·56) 씨는 “기차나 버스를 온라인으로 예매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며 “서울에서 청주로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가 표가 매진돼 낭패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곽임순(경산시 정평동·83) 씨는 “최근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가 처음 보는 무인주문기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러웠다”며 “화면 속의 글씨는 너무 작았고 주문시간은 너무 촉박했는데, 근처에 있던 청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주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A(인천광역시 강화군·85)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청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매표소는 문을 닫고 무인 발권기만 있었다”며 “하지만 무인 발권기를 사용할 수 없어 버스를 못 탔다”고 말했다. 공항 내부의 키오스크 이용으로 빠른 탑승수속을 경험했다는 구현지(대전광역시 유성구·21) 씨는 “지상직 승무원을 통해 직접 탑승수속을 하는 줄은 상당히 길었는데 키오스크 앞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며 “키오스크의 이용 방법은 물론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용이 불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키오스크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을 주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민과 시도를 통한 해결책

그렇다면 디지털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정순둘 교수는 “사회 통합적 관점에서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뱅킹 등의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박해광 교수 역시 “정보 접근 능력 활용을 위한 ▲기회의 제공 ▲인프라 구축 ▲교육 ▲소외집단을 위한 맞춤형 정보·서비스 제공 등이 디지털 소외의 극복 방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가 늘고 있다. 공익사단법인 ‘정’과 사단법인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가 대표적이다. 공익사단법인 정에서는 지난해부터 ▲디지털 봉사 관련 활동 진행 ▲법률적 도움 ▲정보 소외계층의 디지털 소외와 빈부격차 해소 ▲무료 법률상담 등을 통해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MOU 체결 및 시민단체와 연대 사업, 법률 검토 및 입법 연구 등을 통해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편 사회통합과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는 사단법인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임춘식 회장은 “디지털 소외로 인한 정보 격차는 계층 간 갈등을 일으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며 “그로 인한 고립과 인간 소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계층을 위해 차별적 요소를 최소화한 보완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정부는 장애인, 고령층 등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접근하도록 하는 사업인 ‘웹 접근성 사업’을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미래창조과학부는 ▲대체 텍스트(자막, 수화 등) ▲색 테스트 ▲명도 대비 ▲알림 기능 ▲명확한 지시 사항 등의 문항을 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접근성 지침>을 제정해 지난달 기준 2.0버전까지 개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별 없는 정보 접근성 보장’, ‘모바일·지능정보서비스 활용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등이 포함된 <디지털 포용 추진전략>을 마련했으며, 이는 제6차 국가 정보화 기본계획 내용에 중점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또, 한국정보화진흥원 소속 부서인 ‘사랑의 그린 PC’에서는 경제적 여건 등으로 정보통신기기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정보 소외계층에게 사랑의 그린 PC를 무상으로 보급해 지역.계층 간 사회 통합 유도 및 녹색 정보화에 기여하고 있다. 역시 한국정보화진흥원 소속인 ‘손말이음센터’에서는 청각이나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비장애인과 전화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시간 전화 중계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청주시에서는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스마트폰 활용, 카페·블로그 활용부터 엑셀, 파워포인트 등까지 지역주민에게 무료 정보화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귀래리에 위치한 ‘고드미 정보화센터’에서도 ‘컴퓨터를 이용한 금융업무 보기’, ‘인터넷 자료찾기’ 등의 강의를 실시한다.

  디지털 소외는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해광 교수는 “개인적 차원의 해소방안으로는 정보를 주체적으로 이해·선별하는 정보 선택능력을 기르는 것이 있다”라며 “디지털 이용의 문화 개선, 소외집단과 비소외집단의 균형을 이루는 프로그램 제공 등의 사회 통합적인 노력 역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보화 과정에서 생긴 소외계층과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우리 모두의 배려와 노력이 있을 때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이소민 기자
lsm0468@cbnu.ac.kr
이상헌 기자
rkrkdh12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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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가족들이 참여하여 발기한 공익사단법인 정은 법률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각종 법률지원활동을 활발히 펼쳐나가겠습니다.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에 사랑의 온기를 전파하고,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시켜 첨단 정보시대의 가치를 공유하게 하는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의로운 일을 하다가 희생당한 사회적 의인과 그 가족을 돕는 일 또한 우리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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